webpaper reboot

webpaper

webpaper reboot

webpaper라는 이름을 처음 만든 지 어느덧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 이 이름을 만들었을 때 저는 UI/UX와 웹디자인 일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웹사이트 시안을 스케치하거나 회의 중 아이디어를 메모할 때, 볼펜이나 유성펜보다 연필을 더 자주 사용했습니다. 종이 위에 연필로 천천히 구조를 잡고, 화면을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웹을 만든다는 의미의 web과, 종이에 그려가며 정리한다는 의미의 paper를 합쳐 webpaper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듯
그림을 그리듯 화면을 그려보는 것을 좋아함
[출처 – unsplash]

처음의 webpaper는 포트폴리오 사이트였습니다. 다른 UI/UX 디자이너들처럼 제가 해온 작업을 정리하고,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운영하던 사이트는 어느 순간 닫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크게 의미 없는 시기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UI/UX 업무보다는 SI 프로젝트에서 기획 업무를 맡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PL, PM 역할로 커리어가 확장되었습니다. 화면을 예쁘게 만드는 일보다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사람들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고, 프로젝트가 끝까지 굴러가도록 관리하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웹 포트폴리오를 따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실 커리어에 대한 안일함도 있었습니다.
회사 안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별도의 개인 사이트나 서비스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퇴사를 결심하고 프리랜서로 홀로서기를 준비하면서, 다시 webpaper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시작하려는 시점에 또 다른 큰 변화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AI의 등장입니다.

AI는 제가 오랫동안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영역을 빠르게 바꾸고 있었습니다. 기획, 디자인, 퍼블리싱, 간단한 개발까지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저의 장점이었는데, 이제는 그 많은 일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는 도구가 등장한 것입니다.

바이브코딩의 충격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출처 – unsplash]

처음에는 충격이 컸습니다.

저는 작은 업체의 웹사이트를 10년 가까이 관리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일종의 장기 유지보수 계약이었고, 대표님께서 웹에 대한 이해가 있으셔서 다양한 요청을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맡겨주셨습니다.

대표님이 워드나 엑셀로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주시면, 저는 그것을 바탕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디자인을 다듬고, 필요한 기능을 붙이고, 사이트에 반영했습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퍼블리셔, 간단한 개발자의 역할을 혼자 처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일을 AI가 도와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어떤 경우에는 더 정확하게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그 유지보수 계약은 종료되었습니다. 회사를 탓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변화였고,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I가 많은 작업을 대신해줄 수 있다면, 앞으로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먼저 알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I는 해결 방법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 현장에서는 문제가 늘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를 고쳐야 하는지,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문의가 줄어든 이유가 디자인 때문인지, 콘텐츠 때문인지, 모바일 화면 때문인지, 운영 방식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저는 시스템 운영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운영을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자주 생깁니다. 작은 오류 하나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불편이 될 수 있고, 단순한 수정 요청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여러 이해관계와 운영 흐름이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정리하고, 적절한 방향을 판단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AI에게도 제대로 지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생각에서 다시 webpaper를 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webpaper는 예전처럼 단순한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아닙니다.
홈페이지와 웹서비스를 운영하는 분들이 지금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꼭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지 함께 정리해보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사이트를 닫을 수는 없지만 계속 방치하기도 어렵고, 새로 만들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 있습니다. 업체에 맡기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AI 도구를 써보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어려운 분들도 있습니다.

AI가 도와줄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출처 – unsplash]

webpaper는 그런 분들을 위한 작은 운영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화려한 제작보다 먼저 문제를 정리하고,
큰 비용이 드는 개발보다 먼저 필요한 개선점을 찾고,
내 홈페이지처럼 꾸준히 봐줄 수 있는 부담 없는 지원을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합니다.

webpaper re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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